역시 박시후씨다...
박시후씨는 사람들의 기대를 두 배 세 배 충족시켜 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어제 올려진 티저 영상은 그의 저력을 아낌없이 보여주었고
<내가 살인범이다> 가 충무로의 대형사건이 될거라는 확신을 들게 만들었다.
아름다운 연쇄살인범이 자신의 살인행위를 적나라하게 구술하며 책을 펴낸다.
공소시효라는 법의 허술함을 교묘하게 이용해 15년 동안 은둔생활을 하다가
공소시효가 끝나고 <법적으로 무죄> 되는 찰라!!
짜잔~~하고 등장해서 세상에 자신의 참회록인 <내가 살인범이다>를 던진다.
자, 지금부터 게임 시작이다.
살인범은 본인의 입으로 살인죄를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고 그 참혹함과 디테일은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잔인한 살인 행위에 심각하게 미스매취되는
살인범의 아름답고 매혹적인 외모...
그리고 표지를 보란듯이 장식하고 있는 그의 참회의 눈물...
기자가 묻는다..
완전한 범죄를 왜 스스로 꺨려고 하느냐...
이두석이 대답한다...<죄책감> 때문이라고...
이두석의 당당함과 자신감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보는 이의 허구를 찌른다.
아니 살인범이 감히 <죄책감> 을 운운하며 용서를 구하고 있으며
엄격하게 말하면 그는 법의 레이다망을 벗어난 상태인데
누가 그에게 죄인이라고 칭할 수 있을까.
게다가 그는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이 될만한 그 어떤 <스타성> 까지 겸비하고 있지 않은가.
대중은 그에게 열광한다.
그리고 파파라찌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어한다.
왜? 돈이 되고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그는 충분히 상품가치가 있는 일종의 <물건>이니까
말이다. 아주 뛰어나고 훌륭한 <물건>.
그는 자신의 살인담을 팔아서 돈 방석에 앉았고,
대중은 살인범 같지 않은 살인범을 바라보며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으며,
여론은 대중들의 자극적인 뉴스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고스란히 이용해
또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제 삼자가 봐도 봐도 윈윈 시츄에이션이다.
그럴까...
정말 그럴까...
이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할까...
형사 최형구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아무리 요지경인 세상이라도 최소한의 정의와 상식은 아직 존재한다고 굳건히 믿는다.
살인죄 공소시효라는 법이 가져온 아이러니한 에피소드 인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이두석이 영웅취급 받는 세상의 꼬라지를 그는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
그래서 그는 다짐한다.
자신의 방식대로 이두석을 상대하겠다고.
과거에는 미쳐 이두석을 손아귀에서 놓쳐버렸지만
지금은 두 번 다시 이두석을 놓치는 실수 따위는 하지 않겠다고...
<공주의 남자> 이후로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박시후씨의 첫 스크린 데뷔작인 영화 <내가살인범이다>.
<꽃미남> <달조남> <서변앓이> 등등
온순하고 섬세하고 달달하고 도시적인 이미지가 굳혀져 있는 박시후씨가
음흉하고 냉철한 살인마 역할을 통해서 획기적인 이미지 변신을 꿰하고
드라마는 물론 빅스크린에서도 그의 존재감을 어김없이 보여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최형구 형사 역을 맡은 베테랑 배우 정재영씨와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 또한
이 영화의 감칠맛 나는 볼거리가 되겠고 무엇보다 액션 스쿨 출신인
정병길 감독의 색다른 액션 테크닉의 시도도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기존의 연쇄살인범 영화를 상상하면 큰 오산일 것이다.
무차별적인 폭력과 피바다 보다는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연쇄살인범 영화....
잔잔한 여운보다는 꽤 임팩트 있는 파워와 개성을 우리들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티저 영상은 벌써부터 선포한다.
올해 11월에 개봉 예정인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서늘한 가을 바람과 함꼐 우리들을 찾아올 피도 눈물도 없는 희대의 살인마 이두석이
너무나도 기다려진다.
우리는 그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