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인어공주’가 드디어 개봉했다.
영화가 우도에서 80% 이상 촬영되면서 도민들의 각별한 관심을 받아왔다. 지난달 17일 우도 연평초.중학교 체육관에서, 21일에는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각각 시사회가 열리면서 내용도 꽤나 알려진 상태다. 도민들의 애정 섞인 ‘대박 예감’이 맞아떨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영화에는 현재와 과거가 공존한다. 나영이 과거 속으로 들어가 어머니인 연순의 젊은 시절과 대면하며, 연순이 연모하는 마을 우체부 진국과 서투르지만 순진한 연애에 빠지는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는 게 영화의 주된 축이다.
전도연은 지금까지 출연한 그 어떤 영화에서보다 많은 표정을 보여준다. 연순이 진국을 향한 첫사랑에 빠지고, 뭍으로 떠난다는 진국의 말에 몸져 눕는 사랑의 고통, 그리고 현재 시간의 나영이 되어 가족에 대한 환멸과 망설임 표현도, 이 모든 게 그녀의 얼굴에 파노라마처럼 담긴다. 그야말로 전도연 연기의 종합판이라 할 만하다. 박해일은 굳이 전면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순간 순간 매혹적인 청춘기 이성의 매력을 느긋한 호흡으로 연기하며 영화를 숙성시킨다. 연순과 나영이 한 장면에 나올 때는 전도연의 대역으로 고교 1학년 이진선(17)이 출연한다. 전도연의 걸음걸이, 손 모양 등을 면밀히 관찰하며 그녀만의 ‘몸’ 연기를 훌륭히 소화해냈다. 그는 제주 출신 고두심씨가 연기의 모델이라고 말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베스트극장에서 고두심 선생님이 딸이 죽어 목놓아 우는 장면을 보고 나서 감명받아 연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서 “촬영기간중 고 선생님과 얘기도 나누고 사진도 같이 찍어 즐거웠다”는 그녀는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에 감탄했다고 덧붙였다.
‘나의 어머니께…’라는 오프닝 자막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나의 어머니에겐 한 여성으로서 가질 수 있는 행복감을 느껴볼 기회가 없었다”며 “어머니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위해 어머니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박흥식 감독의 소망을 명쾌하게 반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