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많은분들이 요청하셔서 . 게다가 저두 보고싶어서.. 순정만화 상영 전격 결정..!!!
영화는 연인의 소소한 일상의 모습을 리드미컬한 흐름을 통해 보여주면서 사랑에 있어 소소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강조하는데, 이는 마치 ‘순수함’이란, ‘순정’이란 이런 것이란 걸 표현하려는 듯 보인다.
연우(유지태)는 동사무소 직원으로 부모님을 잃고 홀로 외롭게 산다. 수영(이연희)은 고등학교 2학년생으로 편모 아래서 자라나 다소 반항적인 성격이다. 띠 동갑인 데다가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이 둘은 수영이 연우의 넥타이를 빌리면서 급속도로 친해진다. 한편, 공익근무요원인 강숙(강인)은 지하철에서 우연히 마주친 연상녀 하경(채정안)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는 하경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집요하게 애정 공세를 퍼붓지만, 그녀에겐 남모를 상처가 있다.
<순정만화>는 강풀의 동명 만화를 토대로 만든 영화다. 원작 만화는 2003년 포털 사이트 다음에 게재되기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총 42회로 구성된 로맨스 작품이다. 강풀은 이 작품에서 각기 다른 성격의 두 커플의 사랑과 상처 등을 하나의 완결된 스토리로 만들어내며 탁월한 이야기꾼의 면모를 선보였다. 그로 인해 원작 만화는 게재 당시 1일 평균 조회수가 200만 건에 달할 만큼 네티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순정만화>는 원작 팬들의 기대에 맞춰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나 캐릭터 구성을 엇비슷하면서도 변주한 점들이 눈에 띈다. 우선 캐릭터 면에서 수영과 하경은 원작의 설정을 그대로 뒀다. 연우는 어리바리하면서도 순수한 성격은 그대로 두었지만, 동사무소 직원으로 설정했다. 원작에서 고등학생이었던 강숙은 영화로 오면서 22살의 공익근무요원으로 변했다.
원작은 각자 다른 상황에 놓인 두 커플을 자주 교차시키며 소통하면서 역으로 자신의 연인을 이해하거나 성숙의 발판을 마련한다. 영화는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다소 긴 분량의 원작을 압축하기 위해 연우와 강숙을 같은 공간 속에 넣는 선택을 했다. 그 이유는 이 영화에선 두 커플이 서로 교차되는 지점이 그리 많지 않은데, 연우와 강숙이 원래부터 아는 사이라면 쉽게 서로의 사랑에 대해 논할 수 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순정만화>는 인물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지녔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비록 유지태가 연우 역의 어눌한 연기를 나름 안정적으로 소화해냈긴 하지만, 다른 인물들의 연기가 이에 따라오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강숙 역의 강인은 이번이 두 번째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어색한 연기를 펼쳐 아쉬움을 자아낸다. 이연희의 경우는 자신의 캐릭터를 십분 살린 듯 특유의 깜찍하고 발랄한 매력을 선보인다.
류장하 감독은 <8월의 크리스마스>의 조감독을 거쳐 <꽃피는 봄이 오면>으로 데뷔했다. 전작 <꽃피는 봄이 오면>에서 그는 감정의 굴곡을 심하게 가져가기보다 과장 없이 일상적인 캐릭터와 서사 구성을 선보였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갈등 요소를 부각하거나 과장된 어투로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 비록 영화는 주인공들의 상처나 치유의 과정을 원작만큼 섬세하게 그려내진 못했지만,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되새겨볼 여지는 남겨둔다.
또 이 영화는 연인의 소소한 일상의 모습을 리드미컬한 흐름을 통해 보여주는데, 이것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이를테면, 연우와 수영이 문자메시지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교차편집으로 선보이는 점이 그렇다. 게다가 원작에서 연우가 수영에게 눈을 뿌려주는 장면 등도 구현돼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처럼 사랑에 있어 소소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강조하며 류장하 감독은 마치 ‘순수함’이란, ‘순정’이란 이런 것이란 걸 표현하려는 듯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