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수트를 입고,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주인공 선우(이병헌)는 중간 보스로 확실한 신임을
얻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강 사장(김영철)은 상하이로 출장을 떠나며
선우에게 자신의 정부 희수(신민아)를 감시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알아서 처리하라는 지시까지 덧붙인다.
그러나 희수가 다른 남자와 있는 현장을 덮쳐 놓고서도 선우는 지시를 따르지 않고 일을 묻어둔다.
돌아온 보스는 사건의 정황을 짐작하게 되고, 선우의 손목을 망가뜨린다.
선우가 희수에게 딴 마음을 품은 것일까.
강 사장이 지나친 것일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통상적인 영화라면 보스의 애인을 탐하다가 조직에 반기를 드는 반영웅을 그리겠지만 둘 사이에는 뚜렷한 사건이 없다.
손목 하나로 끝날 사건이 이토록 커지게 된 이유를 굳이 찾자면,
그저 마음이 동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날리는 수양버들 가지를 화면에 채우며 선문답으로 시작한다.
제자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이유가 바람 때문인지 아니면 스스로 흔들거리는 것인지를 묻자,
스승은 “움직이는 것은 네 마음뿐”이라 답한다. 근사한 화두 같지만
이것이야말로 <달콤한 인생>이 기대고 있는 '폼'을 보여 주는 출발이다.
김지운 감독의 말처럼 시종일관 ‘쿨’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고, 영화는 이러한 태도를 성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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