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지만, 결국에는 남자들의 성장드라마다."
<YMCA야구단>의 김현석 감독이 <광식이 동생 광태>로 돌아왔다. <광식이 동생 광태>는 사랑하는 방식이
달라도 너무 다른 형제의 이야기.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해보고 7년 동안 한 여자(이요원 분)만 짝사랑해온 형 광식(김주혁 분)과 한
여자와 열 번 이상 자지 않는 동생 광태(봉태규 분)이 어떻게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는지 보여준다.
7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 참석한 김주혁은 "실제의 나 같았으면 '사랑한다'고 얘기는 해봤을 것"이라며 "그러나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머뭇거리는 식의 행동은 광식이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바람둥이지만 경재(김아중 분)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알아가는 광태 역할의 봉태규는 "광태와 저는 다르지만, 말을 돌려서 하지 않는다는 점은 비슷한 듯하다"고 비교했다.
 광식이와 일웅(정경호 분)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윤경 역할의 이요원은 "<광식이 동생 광태>는
인연에 대해 잘 보여주는 영화"라며 "만날 사람은 만나고, 만나지 못 할 사람은 결국 못 만나는 것"이라며 '인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극중에서 광식이와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윤경에게 사랑을 표하는 일웅 역할의 정경호는 "제가 생각하는 인연은 표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월 동안 디지털 색보정과 음악 작업 등의 후반작업에 몰두하며 만듦새를 가다듬은 <광식이 동생 광태>는 11월 23일에 개봉한다.
After Screening
가끔 끼어드는 만화적인 트릭과 농담같은 OST가 영화적 재미와 감칠 맛을 더해주는 `사랑의 유형에 관한 심리 테스트'. 지겹도록 반복되지만
지겹지 않은, 혹은 여전히 시장에서의 수요를 입증받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류의 연애학 개론을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코미디로 변주했다. 연애시 남녀의 심리적 제스처에 관한 리얼리즘은 날카롭지만, 극중 한 남자는 (촌스럽게) 관계의 진전을 거부함으로써, 한
남자는 12번의 섹스에 (쿨하게) 집착함으로써, 영화는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사랑과 관계의 중심으로는 진입하지 못한다. 뒤집어 보면, 한
남자는 관음증을, 한 남자는 섹스중독증을 앓고 있거나 즐기는 듯. 그래서 여성은 남성이 바라보는, 혹은 섹스하는 대상일뿐이지만, 그로부터
벗어나려는 두 남자의 성장담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섬세하고 맛깔스러운 감각의 연애영화. 비록 대박의 행운은 비껴갔지만 데뷔작 <YMCA 야구단>에서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 연출력을
과시했던 김현석 감독은 이 사랑스러운 로맨틱 코미디로 장타를 날릴 것이 틀림없다. 로맨스물의 클리셰들을 신선한 감각으로 포장해낸 감독의 재능이
반짝반짝 빛난다. 사랑에 대한 서로 다른 태도를 보여주는 캐릭터 구축과 드라마, 만화적 상상력과 온화한 질감의 미술, 재기넘치는 대사 등으로
만족지수가 높은 영화.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요즘 영화로는 드물게도 수줍고 소심한 사랑을 그렸다는 점! 그런 올드한 사랑으로 관객에게 온기와
쿨한 정서를 모두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사랑 때문에 한번쯤 마음 고생해 본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광식이 동생 광태>는 따뜻한 위로를 안겨주는 작품이다. 마치 내 연애
이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해 놓은 이 작품에 대부분의 관객들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사랑과 연애를 하고 있는 남자들을 전면에 내세운 <광식이 동생 광태>는 무엇보다도 인물들에 초점을 맞춘 캐릭터 영화이다.
영화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이들 형제의 내면 풍경을 세심한 터치로 어루만진다. 혹시라도 자신의 마음이 들킬까 두려워 언제나 가슴앓이만
하는 광식(김주혁)은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수줍은 로맨티스트’이다. 수십 명의 여자와 연애했다고 떠벌리는
광태(봉태규)는 정작 여자 앞에서 진심으로 '사랑한다'라는 말을 해 본 적이 없다.
서서히 서로에게 물 들어가는 사랑 그것. 이 오랜 명제는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유쾌하고 구체적으로 실현된다. 운명적인 사랑을
강조하지 않고 디테일한 캐릭터 묘사와 상황설정만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구성과 연출이 뛰어나다.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와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었다는 김현석 감독이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잡아내는 사랑의
풍경은 당신이 지금까지 본 어떤 영화보다 사랑스럽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침착하게 들려주고 있는 <광식이 동생 광태>는 사랑이란 서로의 다른 점을 지워가면서 같은 점을
공유해가는 즐거움을 발견하는 데 있다고 극중 인물들의 입을 빌려 말한다.
영화 <광식이 동생 공태>는 독특한 3장 구조형식으로 되어있다. 미스터리를 가미한 이런 진행 방식은 영화 보는 재미를 꽤나
돋구어 준다. 기억의 퍼즐들을 하나씩 맞추어 가는 과정은 시종 관객의 집중력을 붙들어 매준다. 이 퍼즐 조각들은 그 자체로 곱고 아기자기한
재미가 느껴져서 제자리에 앉혀 놓기 전에 한번 더 찬찬히 들여다 보게 만든다.
우리들 곁에 있는 가슴 떨리는 사랑을 섬세한 감성으로
표현하는 <광식이 동생 광태>는 당신을 사랑이라는 마법에 걸리게 할 만큼 매력적인 영화다. 남녀관계의 이면을 꿰뚫는 은유는 두고 봐도
재치가 넘친다. 한 마디로 <광식이 동생 광태>는 보석을 발견한 듯한 기쁨을 선사하는 로맨틱 코미디이다.
로맨틱 코미디에 성장 드라마의 모양새를 덧입힌 <광식이 동생 광태> 같은 영화의 성패는 배우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주혁은 관객들로 하여금 그 말고는 ‘대안 없음’을 판정하게끔 만든다. 이요원도 마찬가지. 극중 광식의 7년 짝사랑
여인으로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요원은 특유의 단아하고 청초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전 작품에서 주로 유별난 캐릭터를 연기해온 봉태규는 <광식이 동생 광태>에 와서는 그간 자신이 일궈낸 정형에 유머를 끼워
맞추는 여유를 부린다.
<광식이 동생 광태>는 누구나 품고 있는 인연의 환상을 꼬집는다. 사랑에는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굴곡 없이 사랑을 유지해가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시련의 아픔을 겪고 성숙해지는 이들 형제의 이야기는 이 땅을 살아가는 청춘 남녀들의 바이블이 될 만큼 설득력이 넘친다. 열린 결말을
보여주며 끝을 맺는 <광식이 동생 광태>는 사랑을 약속 받는 어떤 영화보다 더 흐뭇한 마음이 되어 극장문을 나서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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