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만 명을 넘기며 쾌속 상승하던 <아이언맨>에 제동이 걸렸다. 15일 개봉한 신작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가 <아이언맨>을 끌어내리고 1위에 등극한 것. 전편에 이어지는 신비한 나니아의 세계는 개봉 첫 주말에만 55만 명을 넘기며 1위에 올랐다. <아이언맨>보다 160개 정도 많은 스크린을 확보한 게 힘이 됐지만, 판타지 블록버스터에 대한 기대가 크게 작용한 원인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크리스티나 리치와 제임스 맥어보이의 <페넬로피>는 개봉 첫 주 12만 명 관객을 넘어서며 5위로 박스오피스를 시작했다. 특별한 신작이 선보이지 않은 가운데 전체적인 순위 변화는 없었으며, 여전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3위권 전쟁만 치열했다.
올해 가장 빠른 속도로 200만 명 관객을 넘어섰던 <아이언맨>은 3주 만에 2위로 내려왔다. 한 계단 처지긴 했지만 <아이언맨>의 성적은 꾸준하다. 주말 관객이 43만 명에 근접할 정도로 위세가 여전하다. 반면 비의 출연으로 크게 주목받았던 <스피드 레이서>는 개봉 2주차에 접어들어서도 전국 75만 명 정도로 큰 파괴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스크린 수도 366개로 다른 블록버스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4위 <테이큰>의 우직함은 놀랍기만 하다. 기대를 모은 블록버스터들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꾸준히 관객을 모으며 220만 명을 넘어섰다. 박스오피스에서도 6주째 상위권에 머물며 저력을 보이고 있다. 5위는 신작 <페넬로피>가 차지했다.
주간 이어진 <아이언맨>의 아성을 무너뜨린 첫 영화는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안 왕자>(이하<나니아 연대기2>)가 됐다. <나니아 연대기2>의 개봉성적은 5600만달러, 2005년 크리스마스를 겨냥했던 전편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의 개봉성적 6560만달러와 비교하면 부족하지만, 강력한 기세로 정상에 올랐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한국, 러시아, 멕시코 등 12개 국가에서 선을 보였고 상위에 랭크돼 총 2070만달러의 해외수입도 거둬들였다. 미국에서 2억9170만달러, 해외에서 4억5300만달러를 벌어들여 총 7억4500만달러의 극장수입을 거둔 전편이 어린이를 중심에 둔 가족영화였다면, <나니아 연대기2>는 액션이 늘어나고 심각한 내용도 더해졌다. 전편이 원작자 C. S. 루이스의 시리즈 중 잘 알려진 이야기를 택했던 데 반해 <나니아 연대기2>는 덜 알려진 이야기를 재료로 삼았다는 것도 영화의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있다. 디즈니 쪽은 그러나,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는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다. 메모리얼데이가 시작되면 가족들은 더 영화관을 찾게 될 것”이라며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털 해골 왕국>이 개봉하는 다음 주에도 선전할 것이라고 밝은 미래를 내다봤다. <나니아 연대기2>의 관객의 54%가 가족단위였으며, 남녀노소 관계없이 고른 연령대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주 까지 2주 연속 정상을 지킨 <아이언맨>은 3주차 수입으로 3120만달러를 추가했다. 슈퍼히어로는 거의 다 부자라는 결론에 종지부를 찍어준 철갑옷 입은 사나이는 누적수입 2억2248만달러를 기록하며 2008년들어 2억달러를 넘긴 첫 블록버스터의 영예도 가져갔다. 지난 주 3위로 데뷔한 워쇼스키 형제의 <스피드 레이서>는 개봉 2주를 맞이하며 전주 대비 매표수입이 59% 하락해, 10위 안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흥행수입은 764만달러, 누적수입은 2981만달러다.
연예정보지 <버라이어티>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기사를 통해 <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과 <베이비 마마>, <메이드 오브 오너>, <포겟팅 사라 마셜> 등 여성관객을 겨냥한 코미디영화가 4편이나 10위 안에 포진한 것을 지적해, 가족관객을 타겟으로 한 영화들이 밀려오는 극장에서 여성관객과 비가족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영화로 승부점을 찾아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10위에 오른 <더 비지터>는 2008년 봄, 여름에 개봉한 제한개봉작 중에서는 첫번째로 10위 안에 진입한 영화다. <마이클 클레이튼> <베이비 마마> <아버지의 깃발> <더 와이어>(TV) 등에 출연한 배우 톰 매카시(감독으로는 토머스 매카시로 표기)의 두번째 연출작으로 지난 주말 224개 스크린에서 68만달러를 벌어들였고, 개봉 6주 누적수입은 340만달러다. 절친한 친우의 죽음에 충격받은 왜소증 남자가 시골로 떠나 고립된 삶을 시작하지만, 결국 삶이란 누군가와 나누기 마련이라는 깨달음을 얻는다는 내용. <페넬로피> <미스터 후아유> 등에 출연한 배우 피터 딩크리지가 주인공인 핀바 맥브라이드로 출연했다.
